
기업분석 · Financials
“은행”이라고 다 같은 은행은 아니다
JPMorgan과 Goldman Sachs는 둘 다 월가를 대표하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돈을 버는 방식은 꽤 다르다.
JPMorgan은 개인예금, 신용카드, 주택대출, 기업대출, 투자은행, 자산관리까지 갖춘 ‘금융 백화점’에 가깝다. 반면 Goldman Sachs는 오랫동안 기업의 인수합병(M&A), IPO와 채권발행, 기관투자자 거래, 자산관리에서 강점을 쌓아온 투자은행이다.
쉽게 말하면 JPMorgan이 동네은행부터 월가까지 모두 가진 대형 종합은행이라면, Goldman Sachs는 기업의 큰 거래와 자본시장에 특화된 ‘금융 컨설팅 회사 + 거래소 앞 전문상사 + 자산운용사’를 한데 묶은 회사에 가깝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왜 주식시장이 활발할 때 Goldman의 트레이딩 수익이 뛰고, M&A와 IPO가 살아날 때 투자은행 수익이 크게 늘며, 최근에는 왜 자산관리처럼 더 안정적인 수익원을 키우려 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1. 투자은행은 무엇을 하는 회사일까?
일반 은행은 사람들이 맡긴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 차이를 번다. 이를 예대마진이라고 한다.
투자은행은 조금 다르다. 기업이 다른 회사를 인수하려고 할 때 가격과 구조를 설계하고, IPO로 주식을 발행하려 할 때 투자자를 연결하며, 회사채를 발행하려 할 때 자금조달 구조를 짜준다.
부동산 거래로 비유하면 일반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곳이라면, 투자은행은 수조원짜리 빌딩을 사고파는 거래 전체를 설계하고 자금조달까지 연결해주는 곳에 가깝다.
Goldman Sachs가 오랫동안 강했던 영역이 바로 이 ‘큰 거래’다.

2. M&A 자문 — 회사와 회사의 결혼을 중개한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려면 단순히 “사고 싶다”는 의사만으로는 거래가 끝나지 않는다.
얼마에 살 것인지, 현금으로 살지 주식으로 살지, 부채는 얼마나 사용할지, 규제는 통과할 수 있는지, 기존 주주는 어떤 조건을 받을지까지 수많은 문제가 생긴다.
Goldman Sachs는 이런 거래를 설계하고 협상하는 대가로 자문 수수료를 받는다.
M&A 시장이 활발할수록 Goldman에게 좋은 이유다. 거래 한 건이 크면 수수료도 커질 수 있고, 그 거래가 다시 대출·채권발행·환헤지·주식거래 같은 다른 금융업무로 이어지기도 한다.
Goldman이 최근 자주 강조하는 ‘One Goldman Sachs’는 한 고객의 큰 거래를 여러 사업부의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라고 보면 쉽다.
3. IPO와 채권발행 — 기업이 시장에서 돈을 모으는 길을 만든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은행에서 빌릴 수도 있지만 주식을 새로 발행하거나 회사채를 팔아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IPO는 비상장회사가 처음으로 주식을 공개시장에 내놓는 과정이다. Goldman은 기업가치를 산정하고, 어느 가격에 얼마나 많은 주식을 팔지 정하고,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채권발행도 비슷하다. 기업이 “10년 동안 돈을 빌리고 연 몇 % 이자를 주겠다”고 시장에 채권을 내놓을 때 Goldman이 조건과 투자자 수요를 맞춰준다.
2026년 2분기 Goldman의 투자은행 수수료는 약 3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식 인수·발행과 채권 인수 수익이 크게 늘었다. 자본시장이 다시 활발해질수록 Goldman의 실적 탄력이 커지는 이유다.
4. 트레이딩 — Goldman이 가장 ‘월가답게’ 돈 버는 곳
Goldman Sachs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 트레이딩이다.
여기서 트레이딩은 회사 돈으로 방향을 맞히는 단순한 투기와 다르다. 기관투자자와 헤지펀드, 연기금 같은 고객이 주식·채권·통화·원자재를 사고팔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들어주고, 거래를 중개하고, 필요한 경우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이 중심이다.
예를 들어 대형 헤지펀드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식 포지션을 만들고 싶다면 일반 온라인 증권사만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Goldman 같은 프라임 브로커가 거래·대출·담보·위험관리를 한꺼번에 제공한다.
2026년 2분기 Equities 순매출은 74억 달러로 전년보다 72% 증가했고, FICC(채권·통화·원자재)는 46억 달러로 32% 늘었다. 특히 주식 거래와 주식금융은 기록적인 수준이었다.
시장이 흔들릴 때 Goldman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거래량과 고객의 헤지 수요가 커지면 오히려 트레이딩 수익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5. FICC는 무엇일까? — 주식 말고 거의 모든 시장
FICC는 Fixed Income, Currencies and Commodities의 약자다.
처음 보면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주식 이외의 거대한 금융시장”에 가깝다.
미국 국채, 회사채, 금리상품, 달러·엔화 같은 통화, 원유·금 같은 원자재를 기관투자자가 사고팔 수 있도록 Goldman이 중개하고 위험을 관리한다.
금리가 크게 움직이거나 유가가 급등하고 환율이 흔들릴 때 기업과 투자자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를 많이 한다. 이때 Goldman의 FICC 데스크가 바빠진다.
그래서 Goldman의 실적은 단순히 ‘주식시장이 오르는가’보다 시장 전체의 거래활동과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다.
6. Asset & Wealth Management — 왜 안정적인 수익이 중요해졌을까?
M&A와 트레이딩은 수익성이 높지만 변동도 크다.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 수수료가 줄고, 거래가 조용하면 트레이딩 수익도 낮아질 수 있다.
그래서 Goldman은 자산관리와 웰스매니지먼트를 계속 키우고 있다. 고객의 돈을 장기간 운용하고 매년 일정한 관리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2026년 2분기 Asset & Wealth Management 순매출은 약 46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운용·관리 중인 자산은 4조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순유입도 이어졌다.
쉽게 말하면 투자은행과 트레이딩이 ‘성과급이 큰 프로젝트형 수익’이라면 자산관리는 ‘매달 들어오는 관리비’에 가깝다. Goldman이 두 사업을 함께 키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7. NEOS 인수 — ETF 회사 하나를 왜 22.5억 달러에 살까?
2026년 8월 Goldman Sachs는 ETF 운용사 NEOS Investments를 최대 22억5천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NEOS는 약 300억 달러를 운용하며 옵션전략을 활용한 액티브 ETF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인수가 완료되면 Goldman의 액티브 ETF 자산은 약 8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왜 Goldman이 이런 회사를 살까?
ETF는 한 번 고객 자금이 들어오면 일정한 운용보수를 받을 수 있다. 투자은행처럼 거래 한 건이 끝나면 수익도 끝나는 구조와 다르다.
즉 NEOS 인수는 Goldman이 ‘큰 거래에서 한 번 크게 버는 회사’에서 ‘고객 자산을 장기간 관리하며 꾸준히 수수료를 받는 회사’로 사업 비중을 조금씩 옮기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Innovator Capital 인수에 이어 NEOS까지 사들이는 흐름은 Goldman이 액티브 ETF를 장기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다.
8. 왜 JPMorgan과 Goldman의 실적은 같은 금리에도 다르게 움직일까?
금리가 오르면 은행이 모두 같은 영향을 받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JPMorgan 같은 대형 상업은행은 예금과 대출 규모가 커서 순이자이익(NII)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Goldman도 대출과 예금 사업이 있지만 핵심은 투자은행·트레이딩·자산관리다. 따라서 금리 수준 자체보다 금리가 시장활동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중요하다.
금리가 너무 높아 M&A와 IPO가 줄면 Goldman에는 부담이다. 반대로 금리 변화가 커져 채권·통화 거래가 활발해지면 FICC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즉 Goldman은 “금리가 높으면 좋다/낮으면 좋다”처럼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회사다. 자본시장 활동과 거래량, 고객의 위험관리 수요를 함께 봐야 한다.
9. 2026년 2분기 — 왜 기록적인 분기였을까?
Goldman Sachs는 2026년 2분기에 순매출 203억4천만 달러, 순이익 66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희석 EPS는 20.98달러, 연환산 ROE는 23.5%였다.
핵심은 여러 사업이 동시에 좋았다는 점이다.
Global Banking & Markets 순매출은 155억 달러로 전년보다 53% 늘었다. 투자은행 수수료가 크게 증가했고, Equities는 74억 달러로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으며, FICC도 46억 달러로 강했다.
Asset & Wealth Management도 46억 달러로 20% 증가했다.
즉 이번 분기는 ‘M&A만 좋았다’거나 ‘트레이딩만 좋았다’가 아니라 투자은행·시장거래·자산관리가 동시에 강해진 분기였다. 이런 조합은 Goldman에게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다.
10. Goldman의 강점 — 큰 거래가 여러 수익으로 번지는 구조
한 대기업이 다른 회사를 인수한다고 생각해보자.
Goldman이 M&A 자문을 맡으면 자문수수료를 받는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면 채권 인수수수료가 생긴다. 환율 위험이 있다면 통화 헤지를 제공할 수 있다. 거래 후 기업 임직원이나 창업자의 자산이 커지면 웰스매니지먼트 고객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한 번의 고객 관계가 여러 사업부의 매출로 번질 수 있다.
이것이 Goldman이 말하는 ‘flywheel’의 의미다.
그래서 Goldman의 경쟁력은 단순히 트레이더가 뛰어나다는 데 있지 않다. 세계 대기업과 사모펀드, 기관투자자와 오랫동안 쌓아온 관계 자체가 진입장벽이다.
11. 리스크 ① — 실적이 경기와 자본시장에 민감하다
Goldman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이 활발할 때 수익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큰 약점도 바로 그것이다.
M&A가 줄고 IPO 시장이 닫히고 주식·채권 거래가 조용해지면 여러 수익원이 동시에 둔화될 수 있다.
자산관리 수익을 늘리는 전략은 이런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Goldman이 JPMorgan처럼 거대한 예금·카드 사업을 가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Goldman을 볼 때 한 분기의 기록적인 트레이딩 수익을 매년 반복될 정상수익으로 단순 가정하면 안 된다.
12. 리스크 ② — 시장 위험과 신용 위험
Goldman은 고객에게 거래와 금융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산과 파생상품을 보유한다.
시장가격이 갑자기 크게 움직이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돈을 빌려준 고객이 문제가 생기면 신용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대형 금융회사는 이를 VaR, 스트레스 테스트, 자본비율 같은 지표로 관리한다.
CET1은 쉽게 말하면 은행이 큰 충격을 버틸 수 있도록 쌓아둔 ‘안전 쿠션’이다. Goldman의 2026년 2분기 말 CET1 비율은 13%대였다.
투자은행은 높은 수익을 내는 만큼 위험관리가 사업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13. 리스크 ③ — 규제와 자본규칙
은행은 일반 기업보다 훨씬 많은 자본규제를 받는다.
정부가 “이 위험을 감당하려면 자기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고 요구하면 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특히 Goldman처럼 트레이딩과 시장업무 비중이 큰 은행은 시장위험에 대한 자본규칙 변화가 중요하다.
그래서 Goldman의 ROE를 볼 때는 단순한 이익뿐 아니라 앞으로 필요한 규제자본이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14. 불마켓의 해석 | Goldman은 ‘은행주’라기보다 자본시장 활동에 베팅하는 회사에 가깝다
JPMorgan을 볼 때는 예금과 대출, 카드, 순이자이익이 매우 중요하다.
Goldman Sachs를 볼 때는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
기업들이 회사를 사고파는가? IPO와 채권발행이 늘고 있는가?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활발한가? 자산관리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가?
이 질문들이 Goldman의 수익을 더 직접적으로 설명한다.
불마켓 관점에서는 Goldman을 ‘금리가 오르면 좋은 은행’처럼 단순 분류하기보다 ‘세계 자본시장의 활동량이 커질수록 수익기회가 많아지는 금융 플랫폼’으로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최근 전략에서 중요한 변화는 안정적인 관리수수료 수익의 비중을 높이려는 것이다. NEOS 같은 ETF 운용사를 사들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Goldman의 장기 과제는 월가에서 가장 강한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프랜차이즈를 유지하면서, 시장이 조용한 해에도 버틸 수 있는 자산관리 수익을 얼마나 크게 키우느냐에 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7가지
- Investment Banking Fees — M&A·IPO·채권발행 회복이 실제 수수료 증가로 이어지는지
- Equities와 FICC — 기록적인 트레이딩 수익이 정상화될 때 어느 수준을 유지하는지
- Investment Banking Backlog — 앞으로 실행될 거래 파이프라인이 늘어나는지
- Assets Under Supervision — 현재 4조 달러를 넘긴 운용자산이 계속 증가하는지
- Management Fees — 시장 변동이 큰 시기에도 안정적으로 늘어나는지
- ROE — 높은 실적이 자본효율 개선으로 연결되는지
- CET1 및 규제자본 — 새로운 규제로 필요한 자본이 늘어 수익성을 압박하지 않는지
Goldman Sachs를 처음 보는 독자라면 이것만 기억하자
- Goldman Sachs는 예금·대출 중심 상업은행보다 M&A·IPO·트레이딩·자산관리에 훨씬 강한 투자은행이다.
- 2026년 2분기 순매출은 203.4억 달러, 순이익은 66.3억 달러, EPS는 20.98달러였다.
- 투자은행 수수료는 약 34억 달러로 전년 대비 55% 늘었고 Equities는 74억 달러로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 FICC는 채권·통화·원자재 시장을 뜻하며 금리·환율·유가 변동이 커질 때 거래수요가 늘 수 있다.
- Asset & Wealth Management는 분기 순매출 약 46억 달러, 운용·관리 자산은 4조 달러를 넘어섰다.
- NEOS 인수는 변동성이 큰 투자은행·트레이딩 외에 안정적인 자산관리 수수료를 확대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이다.
- Goldman은 금리 하나보다 M&A·IPO·시장 거래량·자산유입 같은 자본시장 활동을 함께 봐야 하는 회사다.
한 줄 핵심
Goldman Sachs는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라기보다 기업의 큰 거래를 설계하고 세계 금융시장의 거래를 연결하며 고객자산을 관리해 돈을 버는 ‘자본시장 플랫폼’에 가깝다.
공식·주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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