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글: AI 냉각③ — Rear-Door Heat Exchanger: 뜨거운 공기를 랙 뒤에서 바로 잡는다
컴퓨터와 물은 가장 멀리 떨어뜨려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는 서버 전체를 액체에 담그는 냉각방식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비밀은 물이 아니라 전기가 통하지 않는 dielectric fluid, 즉 절연성 냉각액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액침냉각은 CPU와 GPU뿐 아니라 메모리, 전원부, SSD 등 서버 대부분의 부품이 직접 액체와 접촉하기 때문에 공기보다 훨씬 높은 열전달 성능을 얻을 수 있다. 팬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공간당 더 많은 서버를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센터가 액침냉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높은 냉각효율만큼 서버 설계, 유지보수, 냉각액 관리라는 새로운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액침냉각은 어떻게 구성될까?
일반적인 액침냉각 시스템은 서버를 수직 또는 수평으로 탱크 안에 넣는다.
탱크에는 전기전도성이 매우 낮은 특수 냉각액이 채워져 있다. 서버에서 발생한 열은 히트싱크와 공기를 거치지 않고 냉각액으로 직접 전달된다.
뜨거워진 냉각액은 탱크 내부에서 순환하거나 펌프를 통해 외부 열교환기로 이동한 뒤 다시 식어서 돌아온다.
서버 팬을 사용할 필요가 없거나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팬 전력과 소음도 감소한다.
Single-Phase Immersion은 무엇인가?
Single-Phase 방식에서는 냉각액이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서버가 냉각액을 가열하면 따뜻해진 액체가 탱크 상부로 이동하고, 펌프 또는 자연대류를 이용해 열교환기로 보내진다. 열을 버린 냉각액은 다시 탱크로 돌아온다.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냉각액 손실을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상용 액침 시스템에서 널리 논의되는 방식이다.
Two-Phase Immersion은 어떻게 다를까?
Two-Phase 방식은 냉각액이 끓는 과정까지 이용한다.
칩에서 열을 받은 냉각액이 낮은 온도에서 끓어 증기가 되고, 탱크 위쪽의 응축기에서 다시 액체로 변한다. 액체에서 기체로 상태가 바뀔 때 많은 잠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매우 높은 열유속을 처리할 수 있다.
원리는 강력하지만 적절한 냉매 선택, 밀폐, 응축기 설계, 환경규제, 냉각액 비용과 공급망 등 고려할 문제가 더 많다.
따라서 Two-Phase는 기술적으로 매력적이지만 모든 AI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되는 주류 방식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액침냉각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열전달 능력이다. 액체는 공기보다 훨씬 많은 열을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고밀도 서버를 작은 공간에 배치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팬 전력 절감이다. 서버 내부 팬을 제거하거나 줄이면 전력소비와 고장부품 수가 감소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균일한 냉각이다. Cold Plate는 특정 고열부품을 집중적으로 식히지만 액침은 서버 전체가 냉각액과 접촉한다.
네 번째는 데이터홀의 공기냉각 인프라를 크게 줄일 가능성이다. Vertiv는 immersion을 서버 전체가 탱크에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별도의 공랭 요구가 크게 감소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왜 모든 데이터센터가 액침으로 가지 않을까?
가장 큰 이유는 서버 유지보수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존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는 랙에서 서버를 꺼내 바로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액침 서버는 냉각액에서 꺼내고 액체를 제거한 뒤 작업해야 한다. 작업도구와 안전절차도 달라진다.
일반 서버의 일부 재료가 장기간 냉각액에 노출됐을 때 호환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케이블 피복, 플라스틱, 접착제, 써멀패드 등이 냉각액과 반응할 가능성도 검증해야 한다.
또 탱크형 구조는 기존 19인치 랙 표준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공간설계와 물류도 바뀐다.
냉각액 자체도 산업이 된다
액침냉각에서 냉각액은 단순 소모품이 아니다.
전기 절연성, 열전도 성능, 점도, 인화점, 장기 안정성, 환경영향, 가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특히 Two-Phase에 사용되는 일부 불소계 유체는 환경규제와 공급정책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특정 냉각액에 장기간 의존하는 공급망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액침업계는 탄화수소계, 합성유, 저환경영향 유체 등 다양한 대체재를 개발하고 있다.
Direct-to-Chip과 액침은 누가 이길까?
두 기술은 목적은 같지만 적용환경이 다르다.
Direct-to-Chip은 기존 서버 형태와 랙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가장 뜨거운 GPU/CPU만 액체로 식힐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과 OEM 서버 생태계가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액침은 서버 전체의 열을 처리할 수 있어 매우 높은 밀도에서 유리하지만 시설과 서버의 운영방식을 크게 바꿔야 한다.
그래서 단기간에는 Direct-to-Chip이 대형 상용 AI 데이터센터에서 더 넓게 확대되고, 액침은 고밀도 HPC, 특수시설, 일부 AI 클러스터에서 선택되는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신 AI 랙이 100% 액체냉각으로 가면 액침이 필요 없어질까?
NVIDIA Vera Rubin처럼 랙 내부의 칩과 네트워크 부품까지 100% liquid cooling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이 등장하면 전통적인 공랭의 역할은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여기서 ‘100% liquid cooled’와 ‘immersion cooling’은 같은 뜻이 아니다. 전자는 Cold Plate와 냉각수 루프를 이용해 모든 주요 부품의 열을 액체로 가져가는 구조일 수 있고, 후자는 서버 전체를 탱크 속 냉각액에 담그는 방식이다.
독자는 이 두 개념을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다음 단계: 칩 내부까지 냉각수를 넣는다면?
Direct-to-Chip은 칩 위에 냉각판을 붙인다. 액침은 서버 전체를 냉각액에 담근다.
그보다 더 가까이 갈 수도 있다.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미세한 냉각수 통로를 만들거나, 칩 위에서 냉각액을 끓여 잠열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다음 편에서는 Microchannel, Microfluidic, Two-Phase Cold Plate 같은 차세대 chip-level thermal management 기술을 살펴본다.
핵심 정리
- AI 랙의 열밀도가 높아지면서 냉각은 데이터센터의 핵심 설계조건이 되었다.
- 현재 상용화된 기술과 차세대 연구기술을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
- 액침냉각은 서버 전체를 액체와 직접 접촉시켜 높은 열밀도를 처리하지만, 높은 냉각효율만큼 운영방식과 냉각액 생태계까지 바꾸는 기술이다.
액침냉각은 서버 전체를 액체와 직접 접촉시켜 높은 열밀도를 처리하지만, 높은 냉각효율만큼 운영방식과 냉각액 생태계까지 바꾸는 기술이다.
같이 읽기
- AI 데이터센터③ — 액체냉각, GPU의 열을 물로 식히는 시대
- AI 반도체 기술⑥ — CXL·NVLink
- 다음 글: AI 냉각⑤ — 차세대 열관리: Two-Phase·Microfluidic·Chip-Level Cooling
단상과 2상 액침은 열을 옮기는 방식부터 다르다
단상 액침은 유전체 액체가 액체 상태를 유지한 채 펌프로 순환하며 열교환기로 열을 옮깁니다. 2상 액침은 유체가 부품 표면에서 끓어 증기가 된 뒤 응축되며 열을 전달합니다. 2상은 상변화 잠열을 활용하지만 유체 관리, 밀폐, 압력과 증기 손실, 환경 규제 검토가 더 복잡할 수 있습니다.
액침 도입에서 중요한 것은 탱크의 최고 열밀도만이 아닙니다. 케이블·실링·PCB·플라스틱과 유체의 장기 재질 호환성, 장비 보증, 서버를 꺼내 정비할 때의 세척과 배액, 유체 품질 검사와 화재·유출 대응이 운영비를 좌우합니다. 팬 제거로 전력을 줄여도 펌프와 외부 열방출 설비의 에너지는 남습니다.
유체 선정 기준
- 비열·점도·비등점과 목표 열부하의 적합성
- 가연성, 독성, 지구온난화·오존층 영향
- 부품 재질과 장기 침지 시험 결과
- 수명 중 보충·여과·폐기 비용
- 제조사 보증과 표준화된 정비 절차
추가 원자료: Open Compute Project — Immersion Cooling, OCP Base Specification for Immersion Fluids
참고자료
- Vertiv AI Cooling Solutions
- Vertiv AI Evolution Liquid Cooling
- ASHRAE Data Center Thermal Guidelines
- Scientific Reports two-phase cooling research background
※ 본 글은 산업 기술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형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